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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고 ] 우스리스크 수이푼 강에서

2018-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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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

한국 작가회의 시인 ‘채광석 위원’이 해외 독립운동의 성지였던 우스리스크를 돌아보며 작성한 시를 바탕으로 만든 콘텐츠입니다.



우스리스크 수이푼 강에서

-이상설을 생각하며

 

헤이그 밀사 이상설의 숨가빴던 일생이

참나무와 자작나무 숲길을 지나와

끝내 한 줌 유골로 뿌려진 이 강을

수이푼 강이라 하고

추풍 강이라고도 한다는데

아무래도 난 슬픈 강이라 해야겠네

이상설은 뿌려 달랬다지

나 죽으면 매장하지 말고 활활 불태워

아무르만 쪽으로 흐르는

수이푼 강에 훠이 훠이

아무르만까지 흘러가면

조선 땅은 거기서 몇 걸음일 뿐이라고

우스리스크 수이푼 강은

인가(人家하나 없는 광활한 들판이

밤이면 남몰래 아무르만 쪽으로 흘리는

눈물 한 줄기만한 강

고산족(高山族)이 되지 못한 자작나무들이

아무데나 작대기처럼 꽂혀 뿌리를 박고서

옛사람 이름 하나 불러내듯

흰 가을바람 두어 줄과 춤을 출 때

난 들었네 우연히

산꿩 울음소리 하나를

푸드덕 날갯짓에 놀란 수이푼 강물이

아무르만으로 떠밀어내는

주름주름 슬픈 울음 같은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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