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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원회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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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운동가 그리기 대전 시상식 위원장 축하말씀(190706)

2019-07-19

  오늘 여기 모인 여러분, 정말 대단합니다. 제가 로비에 전시된 작품들을 둘러봤는데요, 굉장히 우수한 작품이 많아서 놀랐습니다. 미술계의 BTS(방탄소년단)가 될 사람들이 여기 다 모였구나 싶습니다.


  초등부는 어린이답게 상상력과 개성이 뚜렷한 작품들이 많았고요, 그런가하면 중등부는 표현이 아주 다채로왔습니다. 윤봉길 의사가 팝아트적으로 재탄생하는가 하면, 초상화만 그리지 않고 스토리를 담은 작품이 많았습니다. 여러분이 우리 민족과 국가의 재원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고등부 그림을 보니 성숙도, 완성도가 높았고요, 박은식 선생이나 한용운 선생 그림의 배경에 나타낸 것을 보니 학생들의 생각도 짐작할 수가 있었습니다. 미술 분야에서도 우리나라의 미래가 굉장히 밝겠구나, 정치하는 사람들이 오히려 여러분을 따라가기가 힘들겠구나 하는 것을 느꼈습니다.


  여러분이 그리려 한 것이 독립운동한 사람들의 모습을 복사하려고 한 것은 아니잖아요? 복사는 사진 찍을 것을 보면 가장 낫겠죠. 중요한 것은, 여러분의 나이가 많지 않은데도, 독립운동가들의'정신'을 그리려 한 것 같았어요.


  아까 사회자께서도 초등학교 6학년(이채원) 학생의 여백 이야기를 해주었는데, 저도 그 그림을 보니 그림 자체도 잘 그렸지만 여백이 있어서 좀 아쉽다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 그 학생이 말하기를 그에게는 '백범 김구 선생님이 너무 컸다'는 말이죠. 백범 선생인 정말 키도 장대하고 우람했습니다. 힘도 세고. 그러나 그 뜻이 아니라 백범이 가지고 있는 감동적인 애국심과 나라를 제대로 세우고 평화를 만들려고 했던 그 뜻과 사상이 컸다는 이야기겠죠. 초등학교 6학년 학생이 그 뜻을 어느 정도 감지하고 여백을 남기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여러분이 가장 많이 그린 분들이 유관순, 안중근, 백범 김구 선생 등인데, 이분들이 가지고 있는 생각(정신)을 짧게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유관순 언니는 영원히 언니입니다. 지금 살아있다면 118세인데 영원히 늙지 않습니다. 여러분 가슴 속에 항상 소녀로 살아있기 때문이고, 그 정신이 고귀하기 때문에 늙을 수가 없습니다. 일본 헌병들이 비폭력 평화적으로 만세만 불렀는데도 16세 소녀를 잡아서 고문을 했습니다. 유관순 언니가 죽은 원인이 방광 파괴로 나와 있습니다. 어린 소녀가 방광이 파괴될 정도로 고문을 당했다는 이야기 인데, 말할 수 없는 고통 속에서도 울림을 주는, "나라에 바칠 목숨이 오직 하나밖에 없는 것이 이 소녀의 유일한 슬픔입니다."라는 가치있는 말을 남겼습니다.


  그 정신을 그려야 합니다. 여러분의 재능을 보니, 앞으로 여러분은 그림을 계속 그릴 텐데, 그림을 그릴 때에는 그리는 대상을 사실적으로 복사하는 게 아니라 그 사람의 가치를 그려야 할 것입니다.


  백범 선생도 - 1948년 나라가 해방되고 광복되었다고 했지만 아직도 완전한 해방, 광복 안 되고 나라가 두 동강이 났지요 - 나라가 두 동강이 날 상황을 이겨 내려고 북쪽에 가서 정치지도자와 회담을 하다가 아무래도 안 될 것을 감지하고 남쪽으로 내려오면서 하신 말씀이 우리의 가슴을 울렸습니다. "조국이 둘로 쪼개지고 각기 정부를 세우려 하는데, 만약 정부가 두 개로 세워진다면 민족상잔의 비극은 불보듯 뻔하니 가슴아프게 생각하고, 이를 막기 위해 38선을 베고 쓰러질지언정 일신의 구차한 안일을 추구하지 않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게 백범 김구 선생의 생각입니다.


  여러분이 잘 몰랐더라도 부모님을 통해 그런 이야기를 듣고 그림을 그렸을 것이고 기가 막히게 좋은 그림들을 그려주셨습니다.


  이제 여러분이 그린 그림의 주인공들이 가졌던 나라사랑의 마음, 내가 나라를 위해 죽을 수 있는 몸이 하나 밖에 없다고 애타했던 유관순 누나의 마음, 같은 민족이 두 쪽이 나서 전쟁하면 큰일이라고 걱정했던 백범 김구 선생의 그 마음, 그 마음을 가지시고 앞으로 여러분이 우리나라와 민족을 빛내는 화가가 되기 바랍니다.


  제가 초등학교 6학년 졸업식 때 불렀던 노래가 생각이 납니다.「빛나는 졸업장을 타신 형님께(요즘에는 '언니께'라고 하던데) 꽃다발을 선사합니다. 부지런히 더 배우고 얼른 자라서 새 나라 새 일꾼이 되겠습니다.」내가 80대 노인이 되어 이 노래를 문득 떠올리고 과연 내가 새 나라 새 일꾼이 되었나 생각해보면 부끄러운 것이 많습니다. 특히 3·1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하는 이 위원회의 위원장이 되어 더욱 부끄럽습니다. 교육부총리도 하고 통일부 총리도 하면서 한 일이 없다는 것을 한탄스럽게 고백합니다.


  여러분이 자라서 새 나라 새 일꾼이 되고 나라다운 나라를 세우려면 백범 선생의 그 정신, 유관순 언니 같은 그 정신이 필요합니다. 그 정신을 많이 그려주셔서 민족과 국가를 빛내주시길 바랍니다. 다시 한번 축하드립니다. 대회라서 점수를 매기려다 보니 최우수, 우수 등을 나누었지만, 여러분 모두가 우수상이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자긍심을 가지고 미술 분야의 BTS로서 우리 국가를 빛내주길 바랍니다. 부모님들도 많이 오셨는데, 자식들을 더 사랑해주시고 재주를 더 키워주시길 바랍니다. 공공적인 감동을 주는 화가로 키워 주시기를 바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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